[음악 추천] Borderline의 ‘Watching It Burn’: 찬란한 파멸 속에서 피어나는 감정의 폭풍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온 네 명의 친구들이 만들어가는 독특한 사운드의 세계, 밴드 Borderline을 아시나요? 어릴 적부터 끈끈한 우정을 이어온 매튜 맥패든(리드 기타)과 잭슨 보즈웰(드럼)이 밴드의 기틀을 다졌고, 2021년에는 벤 글랜필드(리드 보컬, 기타)가 합류하며 음악적 색채를 더했습니다. 그리고 2023년, 막강한 에너지를 자랑하는 맥스 해리스(베이스)가 팀에 합류하며 현재의 완벽한 라인업을 완성했죠.

이들의 데뷔 EP [Perfect Movie Scene]은 2023년 9월에 세상에 나왔고, 이내 뉴질랜드 아티스트 최초로 인디 레이블 EMPIRE와 계약을 맺으며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세계 최대 규모의 음악, 영화, 인터랙티브 축제인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XSW)에서의 성공적인 미국 데뷔 무대는 물론, 영국에서도 꾸준한 공연을 선보이며 실력을 입증했습니다.

‘Watching It Burn’: 격정적인 사운드, 깊은 울림

오늘 소개해드릴 곡은 Borderline이 가장 아끼는 곡 중 하나로 꼽는 ‘Watching It Burn’입니다. 듣는 순간 압도되는 거대한 디스토션 기타 사운드와 천둥처럼 몰아치는 드럼 비트는 마치 거대한 파도가 되어 듣는 이를 휩쓸어가는 듯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곡의 절정에서는 폭발적인 색소폰 솔로가 등장하며 감정을 최고조로 끌어올리죠.

이 곡에 대해 밴드는 사람들이 차 뚜껑을 열고 신나게 드라이브하며 볼륨을 최대로 높여 따라 부르기를 바란다고 합니다. 마치 자신들의 노래를 즐기는 그 순간만큼은 모든 걱정을 잊고 자유를 만끽하길 바라는 마음이 느껴집니다.

‘Watching It Burn’은 겉으로는 탄탄해 보였던 무언가가 결국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그것이 사람이든, 사물이든, 혹은 관계이든, 어쩌면 우리 모두가 각자의 삶 속에서 한 번쯤은 경험해봤을 법한 쓸쓸함과 상실감을 건드리는 이야기입니다.

가사 속 깊은 감정의 파노라마

가사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관계 속에서 느끼는 답답함과 회의감이 섬세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Verse 1]
“You call me an actor, never say what I’m thinking
속마음을 절대 안 밝힌다고, 내가 배우 같다고 하네
Always so dramatic when you say that you’re leaving
오히려 떠난다고 말할 때의 네가 정말 연극 같던데
You slam the door, don’t know what for
문을 쾅 닫는 너, 다른 이유도 없이
I’m a lot, but you’re a lot, and that says a lot”
나도 보통은 아닌데, 너도 만만치 않아, 우린 참 대단해

상대방은 나를 속을 알 수 없는 배우처럼 여기지만, 정작 관계를 끝내겠다며 격하게 행동하는 것은 상대방이라는 모순을 꼬집습니다. 자신도 부족한 점이 많지만, 상대방 역시 만만치 않음을 인정하며 복잡한 관계의 역학을 이야기합니다.

[Pre-Chorus]
“Ooh, I’m wondering how you haven’t worked it out
왜 아직도 갈피를 못 잡는지 궁금해
You should know by now”
이쯤이면 너도 알아야 할텐데

관계의 문제를 왜 아직도 해결하지 못하는지, 혹은 이해하지 못하는지에 대한 답답함이 묻어납니다.

[Chorus]
“I hate to admit it, but I’m down and out
인정하기 싫지만, 난 완전히 지쳤어
Knew that we were walking on shaky ground
그동안 위태로운 땅을 걷고 있었지
Built our house to watch it all burn down
결국 우린 전부 타버리는 걸 지켜보려고 집을 지었던거야
I try to find balance while the world goes ’round
정신없이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균형을 잡으려고 노력했어
Keeping up appearances for someone else
남들에게 보여주기 식으로 멀쩡한 척 하면서
Built our house to watch it all burn down
근데 결국 전부 타버리는 걸 지켜보려고 집을 지었던거네”

이 곡의 핵심을 담고 있는 후렴구입니다. 결국 모든 것이 불타 없어지는 것을 지켜보기 위해 애써 쌓아 올린 관계, 혹은 노력들이었음을 깨닫는 씁쓸함이 느껴집니다. 세상이 돌아가는 속에서 균형을 잡으려 애쓰고,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애써 괜찮은 척했지만, 결국 허무하게 무너져 내리는 모습은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Verse 2]
“You call me a traitor for putting my heart out
진심을 다했더니, 나를 배신자라 부르네
Too easy to cut this, like a razor paper
면도칼로 종이를 자르듯, 관계를 끊는 건 너무 쉽지
Is it the house, or where we placed it?
그 집이 문제였을까, 우리가 지은 장소가 문제였을까
All I know now is I’m sleeping on the pavement”
지금 내가 아는 건, 난 길바닥에서 잠자고 있다는 사실 정도

진심을 다했던 관계가 오히려 배신으로 몰리는 상황, 그리고 쉽게 끊어지는 관계에 대한 탄식이 이어집니다. 무엇이 문제였는지,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되돌아보지만, 결국 남은 것은 길바닥에 누워있는 듯한 막막함뿐입니다.

[Pre-Chorus]
“Ooh, I’m wondering how you haven’t worked i”

이처럼 Borderline의 ‘Watching It Burn’은 단순히 시끄러운 락 사운드를 넘어, 관계의 복잡함과 삶의 허무함, 그리고 그 속에서 발버둥 치는 인간적인 감정들을 격정적으로 노래합니다. 이 곡을 들으며 여러분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한 무언가를 떠올려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